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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93] 웃음꽃 비타민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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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93] 웃음꽃 비타민을 만드는 사람들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1.04.05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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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푸르지오 노래교실 동호회 운영위원회

 경인로를 따라 가다 보면 구로구의 끝자락 신도림역을 만난다. 그 경계에 19층짜리 신도림 푸르지오 건물 두 개가 우뚝 솟아있다. 신도림의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주상복합건물이다.


 이 중 푸르지오 1차 건물 5층 강당에서는 매주 수, 금요일마다 팝송과 가요의 흥겨운 가락이 춤을 춘다. 신도림 푸르지오 노래교실 동호회원들이 만들어내는 노랫소리이다.

 지난 2008년 건물이 완공된 후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복지 집회시설로 용도를 갖추기는 했으나, 활용 하지 못해 고민하던 중 오전옥 당시 초대관리단대표회장의 제안으로 노래교실을 열게 됐다.

 "영리사업도 아니고, 행정관청의 지원도 없어요. 그러니 노래교실을 운영하기 위해서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 스스로 관리하는 운영위원회를 만들게 된 것이죠. 그때 광고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운영위원들이 직접 인근 아파트를 다니면서 홍보하고, 좋은 강사를 모시려고 백방으로 뛰면서 갖은 고생을 다 했답니다."

 오전옥(56) 운영위원장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주고 있는 8명의 운영위원들 덕분에 2년이 지난 지금 노래교실이 번창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자랑이다.

 하지만, 운영위원들은 오히려 노래교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다며 그 공을 '노래교실과 회원들'로 돌렸다

 간호사로 일하다 퇴직한 신희자(66) 운영위원은 "나이를 잊게 해줘요. 퇴직후 우울할 수도 있잖아요. 노래를 부르면서 마음이 즐거우니까 모든 게 긍정적으로 보이던 걸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총무를 맡고 있는 정경숙(56) 운영위원들은 한 할머니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처음에 오셨을 때 손을 잡았더니 휙 뿌리치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볼 때마다 먼저 안아주시면서 '잘 지냈냐고 물어보시는데,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힘들 때가 왜 없겠어요. 이런 회원들 덕분에 이제까지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온 거겠죠."

 회원들의 이런 마음 뒤에는 운영위원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가 숨어 있다.
 이들은 매주 수, 금요일 아침 강좌가 시작되는 10시 30분보다 한 시간 먼저 나와 강당을 청소하고, 회원들이 쉬는 시간에 먹을 다과를 준비하고, 도착하는 회원들을 따뜻한 인사와 미소로 맞는다. 2년이 넘도록 수고료를 받는 것도 아닌데 불평 한마디 없이 함께 하는 이들의 모습에 손을 뿌리칠 회원은 상상할 수 없는 노릇. 일반 회원들도 가끔씩 떡이며 과일을 바리바리 싸오는데 다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매년 야유회는 이들의 또다른 자랑거리. 대형버스 세 대에 나눠탄 회원들을 위해 8명의 운영위원들은 한가지씩 반찬을 맡아 준비한다. 이렇게 준비한 음식들이 홍어회, 멸치볶음, 계란말이, 제육볶음, 미역냉국, 오징어무침 등으로 임금님 수랏상이 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운영위원들이 너무 친해 다른 회원들이나 신입회원들이 소외감을 느낄 법도 하지만, 김복순(52) 팝송교실 총무를 비롯해 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

 "무슨 소리에요. 평소에는 다른 회원들과 즐겁게 지내고, 신입회원들이 오면 옆에서 같이 노래하고 챙겨줘 신입회원들이 어색하지 않게 노래를 부르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회원들의 표정이 밝고 화사해질 때마다 궂은 일의 수고로움은 모두 잊는다는 이들, 빌딩 숲으로 채워져 가고 있는 회색빛 신도림에 사람 사는 즐거움을 불어넣어주는 알록달록 비타민 같은 주민들이다. 

·회장   오전옥
·총무   정경숙 김복순
·위원   신희자 김복희 조인주 김순영 황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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