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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골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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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골을 아시나요?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0.04.13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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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기획 - 구로를 걷다 6 _ 구로3동 문성골 첫 번째 이야기

 

▲ 구로디지털단지의 재도약과 함께 직장인 수요에 발맞춰 원룸텔 밀집지역으로 변모한 문성골의 오늘.

 

 

   "위윙윙" "탕탕"


드릴소리, 망치소리, 인부들 고함소리…. 문성골의 한낮 풍경은 팔딱팔딱 뛰는 생선처럼 살아있다. 날렵하게 잘 빠진 원룸텔 사이사이로 이제 막 뼈대를 올린 새 건물들이 차가운 금속성 마감재로 한참 외관을 갈아입는 중이다. 말쑥한 차림의 젊은 남성이 종종 걸음으로 골목을 나서고 한 무리의 여고생들이 싱그러운 웃음을 흘리며 거리에 활력을 보탠다.


 '여기가 옛날에 와봤던 거기랑 같은 장소가 맞나…' 구로3동 북쪽 끝, 남부순환로와 시흥대로, 창조길 그리고 구로디지털단지에 빙 둘러싸여 마치 '외딴 섬'처럼 들어앉은 문성골.


 이곳에 첫발을 디딘 날, 헤어지고 다시 만난 연인이 몰라보게 세련되어진 것을 멀뚱히 바라봐야하는 이의 심정 비슷한, 설렘과 서운함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여긴 이제 직장인들밖에 없어. (집) 허물면 다 원룸 올라가는걸 뭐. 아침에 싹 빠져나갔다 저녁에 싹 들어오는 거 보면 장관이야 장관." 이름도 정겨운 '돼지슈퍼'의 이경희(여, 60) 사장. 5년 전 문성골에 들어와 장사를 시작하면서 20년 묵은 상호를 바꾸지 않은 덕에 '돼지슈퍼 아줌마'라는 직함까지 덩달아 얻었다.

 

▲ "아이고 사진 찍지마, 화장 안했단 말야" 이름도 정겨운 '돼지슈퍼'의 이경희 사장.


 마을 입구 격인 창조길가 '프리미어 구로호텔' 공사장을 시작으로 골목 안쪽 깊숙이 원룸텔과 편의점 등이 들어서는 와중에 돼지슈퍼를 기점으로 1129~1130번지 일대는 아직 3~4년 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제 막 허물채비를 하는 듯한 2층 양옥집 앞에 옹기종기 모여 이런저런 기대와 걱정을 나누는 주민들, 슈퍼 앞 야외 테이블에 지팡이를 기대놓고 마실 다녀온 피로를 푸는 할머니, 갓난쟁이를 들쳐 업고 콩나물 사러 나온 젊은 엄마. 꼼꼼히 들여다보면 아직 문성골 '다운' 삶의 풍경이 눈 속에 살갑게 담긴다.
  
 

▲ 구로공단과 흥망성쇠를 같이했던 이 마을의 역사를 들려준 김성환 씨.

  "왜 문성골인지는 나도 몰라. 50년 전에 들어와 살 때부터 문성골이었어. 저쪽 허허벌판에 구로1공단 들어설 때도 한갓지게 농사짓고 살던 시골마을이었지. 최씨 성이 두 집, 김씨 성이 다섯 집, 이씨 성이 한집 이렇게 모두 여덟아홉 집이 기와 올리고 살았다니까. 대림동에 한 분이 살아있다던데 나머진 다 돌아가셨을 걸." 문성골경로당에서 만나 뵌 김성환(74) 아버님. 그가 추억해낸 문성골 이야기에는 구로공단과 흥망성쇠를 같이했던 이 마을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있다.

 


 "여긴 꽤 부농들이었어. 많이 짓는 사람은 20마지기(약 4000평)까지 했지. 그런데 어느 날 공장이 하나둘씩 들어오거든. 집 넓겠다, 땅 있겠다, 옳다구나 다들 집을 세놓자 했지. 살던 집을 고쳐서 부엌방, 부엌방 이런 식으로다 만들고는 공단 노동자들을 들였지. 그런데 전세 수요가 더 늘거든. 이참에 기와집 허물고 양옥집 짓자 해서 여럿이 2층 집을 올렸어. 그리고 거기다 또 부엌방, 부엌방 초소형으로다 방들을 앉혔지."

☞ 도움말:김성환 씨(74), 이지자 씨(여,75), 대성공인중개사 홍종화 이사(70), 이경희 씨(60)

 

 

 

 

 

◈ 이 기사는 2010년 4월 12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4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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