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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산악회 때문에 이사도 못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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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산악회 때문에 이사도 못가요"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1.07.04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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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태영아파트 산악회

 2004년 태영아파트(구로5동 소재) 주민 몇 명이 모여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다 아파트 산악회를 만들어보자고 '으쌰으쌰'한 지가 벌써 햇수로 7년이다.


 그해 11월 창립총회를 열었고, 다음날인 12월 셋째주 일요일에 축령산으로 20여명이 첫 산행을 다녀온 이래 매달 산행을 단 한 달도 거른 적이 없는 '대단한' 산악회다. 이제는 어느덧 100여명에 가까운 주민회원이 가입할 정도로 규모도 커졌다. 등반 횟수도 지난 6월로 79회를 맞았다.

7년전 창립 매달 등산 꼬박꼬박
산행버스 생일잔치로 정  듬뿍


 "산악회 때문에 이사도 못 가요. 사정 때문에 이사를 간 회원들도 산행이 있는 날이면 얼굴을 보일 정도"라며 두 번째 산행을 시작으로 산악대장 4년을 하다 올해부터 총무를 맡은 김기문(45) 씨는 산에서 생긴 정분은 어쩌지도 못하는 모양이라고 말한다.


 7년 가까이 큰 탈 없이 산악회가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 '정'에 있다고 임종균(54) 회장은 강조한다.


 "서로 이해하고 챙겨주는 것 이상 뭐가 더 있겠어요. 같은 아파트에 사니까 종종 모여 막걸리 파티도 열고, 세상사는 얘기도 나누다보면 정말 가족 같죠."


 여기에 송종식(65) 고문은 진짜 비결은 '임원들의 희생과 봉사'에 있다고 덧붙인다.


 "리더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직이 달라지지 않습니까? 사전답사도 꼭 다녀오고, 회원들 연락하고, 함께 가도록 독려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묵묵히 수행하는 임원들이 태영산악회를 유지하는 힘이죠."


 송 고문의 말처럼 산악회 임원들은 바지런하다. 특히 김기문 총무는 그 전달 산행에서 찍은 사진과 다음달에 가는 산의 풍경을 담은 사진을 슬라이드쇼로 엮어 산행버스 안 모니터로 볼 수 있도록 매달 수고를 하고 있다. 여기에 그달 생일을 맞은 회원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다.


 "나이 들어서 생일노래, 박수 받기가 쉬운가요? 등산할 때 꼭 필요한 등산양말 두 켤레가 우리 공식 생일선물이죠. 이런 맛에 회원들은 버스를 탈 수밖에 없죠."


 이런 가족 같은 분위기에 6년째 함께 하고 있는 '애마'인 전세버스를 운전하는 김기철(51) 씨도 한 가족이 됐다. 부천에 살고 있지만 아내를 특별산악회원으로 가입시켜 함께 산에 다닐 정도다.


 산행이 끝난 뒤에는 논두렁에서 달리기, 제기차기, 닭싸움 등을 벌이곤 한다. 오락이사를 맡고 있는 조길종 회원이 깨알같이 재미난 게임을 준비해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벌거숭이 소년들처럼 달리고 또 달린다고.
 창립회원으로 첫 산행을 함께 해 지금까지 아들 면회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빠진 적이 없는 열성 회원 안진석(50) 감사는 "함께 힘을 합쳐 모두가 정상을 밟을 때까지 힘을 합치면 되는 것이지 누가 늦고 누가 빠르고가 뭐 중요하겠어요"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아파트 내 어르신들에게 따로 '경로잔치'를 열어드릴 정도로 태영아파트 내 대표 동호회 중 하나인 태영산악회. 김창한(47) 산악대장은 "산악회원들이 나누는 소중하고 끈끈한 정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로 확대됐으면 하는 마음"이란다.

 79회에 이르는 산행을 하는 동안 비 맞고 오른 적이 거의 없다는 태영산악회. 1252세대의 빽빽한 아파트 숲에서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하늘도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회장   임종균
·고문   송종식 홍태식 이상율 한은열 노숙이 조순자
·총무   김기문 하명자 이정희
·감사   안진석
·산악대장   김창한 윤호두
·홍보이사   박채하
·오락이사   조길종
·회원
  전명숙 이선호 오영애 이필석 박희석 김상호 장규헌 김숙희
  임화준 이정란 이형호 문갑찬 정인순 한창순 문찬일 손정오
  배영희 이남호 곽용남 홍태식 정선자 김진식 서정분 양병선
  김충열 곽윤자 노선경 김창한 유선희 유병호 강선임 김기홍
  민용기 김공례 김창섭 하혜숙 신동령 원미숙 엄은식 김희중
  김재하 김진혁 임동례 황학성 조태호 이홍순 김정오 김진구
  이효헌 유영화 박병성 김만호 정양순 박흥록 홍성목 이양숙
  노채록 홍승희 문현종 이근영 윤정희 박순덕 임혁진 소영희
  이충곤 주경희 문희선 이봉배 오명숙 문용빈 김찬수 양종진
  최윤숙 오경숙 김규태 정진희 박형래 공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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