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립 꿈나무어린이도서관 폐관 반대 움직임 확산

"어린이도서관 운영중단 결정 철회하라"... 구로동주민들 기자회견 반대서명 1인시위등

2024-09-03     윤용훈 기자

구로구청이 지난 8월 12일(월) 구로4동시설관리공단 2층에 위치한 구로꿈나무어린이도서관을 9월 말까지 운영하고 이후 중단한다는 행정예고를 공식화한 가운데 도서관 폐관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섰다. 

특히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을 지키는 주민들의 모임(이하 꿈도지기) 20여명은 지난 8월 28일(수) 오전11시 구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로구청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도서관 운영중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주민들은 꿈나무도서관운영위원도 모르게, 주민설명회 한 번 없이 20여년 동안 구로어린이들의 꿈과 미래를 다져왔던 공간을 없애려는 문헌일 구청장과 구로구청의 방침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마이크를 든 김영애(구로2동) 씨는 "어떤 안내도 없고, 설명회나 공청회도 하지 않고, 조용히 없애려다 들켜 주민들이 문제 삼을까봐 서둘러 행정예고를 했다"면서 밀실행정 행태라며 분노했다. 

사회를 맡은 주민 김현주(구로3동)씨는 "교육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부족한 구로동 지역에서 20년간 운영된 도서관을 이렇게 말 한마디 없이 문을 닫는 행정이 어디에 있느냐"며 "필요에 의해 기존 시설이 문을 닫고 새로 생길 수는 있으나 납득할만한 이유를 안내 할 수는 없는 것인지.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소통할 수는 없는 것인지"를 문헌일 구집행부를 향해 따져 물었다. 

이날 주민들은 구청이 도서관폐관에 대한 대안으로 내놓은 스마트도서관, 키즈카페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마이크를 잡은 박민아(개봉2동) 씨는 "스마트도서관으로는 일반 도서관의 어린이도서관을 대체할 수 없다.

도서관은 아이들이 책을 읽고 뒹구는 공간이자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쉬었다 가는 공간이다.

이제 그 아이들은 어디에서 쉬어야 할지. 어디에 마음을 놓고 가야 할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심각한 저출생시대에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을 없앤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구청이 저출생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 환경개선비로 주민들이 편성한 주민참여예산을 미집행한 구청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박민아 씨는 "주민참여예산으로 편성한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다는데 어디에 썼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단호하게 요구했다. 

성태숙(구로4동) 파랑새지역아동센터장은 "어른들이 사정이 있어서 결정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아동정책영향평가도 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같이 논의해야 하는 구민들에게조차 한마디도 안하고 하다니 깜짝 놀랐다.

미래를 꿈꾸고 희망을 생각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나은 세상에서 좀더 낫게 살아갈 수 있을 거야라고 속삭일 수 있도록 구청장이 꿈나무도서관부터 지켜주시길 간곡하게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언에 나선 노경숙 구로구의원(구로3·4동, 가리봉동)은 "찾아가는 도서관을 만들겠다고 구청은 늘 약속해왔다.

그런데 있는 도서관도 찾아올 수 없게 만들어놓고 이용률이 낮다며 폐관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특히 저층주거지, 다문화 가정이 많은 지역에서 유일한 어린이 공간을 폐관하는 것은 결코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꿈도지기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며 구로구청장이 직접 나서 주민과 소통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후 지역주민들에게 '밀실행정 폭력행정'으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빼앗은 이번 결정에 대해 지역주민들에게 널리 알려나가는 활동을 적극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꿈도지기는 현재 1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8월 28일 현재 400여명의 반대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