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문화예술포럼] "로컬 성수, 연구하라 "

# 발제2 _ 최도인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

2024-09-02     김경숙 기자

 

로컬, 로컬리티(Local, Locality))를  '지역'으로 번역하면 행정권역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요즘 '로컬'이라고 표현하는 데, 문화와 생활문화권의 단위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뉴욕이나 도쿄, 서울 등 대도시도 이제 집합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서울 안의 어디, 즉 서울 안의 성수동, 서울 안의 구로동처럼 개별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 문화적 도시의 현상이다. 과거에는 내가 사는 도시의 공동체성이나 전통문화로 규정됐다면, 지금은 동시대 라이프스타일로 지역 자체를 재구성하고 또 중심과 주변인 개념이 깨지기 시작했다. 

실제 로컬컨텐츠, 로컬브랜드, 로컬관광, 로컬비즈니스 등은 최근 5년간 주요 이슈키워드로 급부상했다.  서울에서 특히 로컬과 로컬리티로 주목되어 온 곳이 세운상가 청계천 을지로 일대인데,  여기서 진공관 오디오를 수리하는 기술장인과의 협업으로 진공관 블루투스 스피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탄생되기도 했다.  이런 로컬을 만드는 주체는 결국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라고 볼수 있다. 성수동의 기업, 부산 영도의 무명일기라는 공간 등을 만든 디자이너들처럼.

문화를 과거처럼 집합적 개념이 아니라  개인화된 나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개념에서 보면 내가 살고 있고 내가 찾아가는 동네가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요즘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는 일상문화가 되고, 나다움을 반영한 인스타그램활동이나 덕질문화처럼 말이다. 

구로가 큰 로컬이라면 구로안에도 여러 로컬들이 있다.  결국 커뮤니티 레벨에서 로컬의 본질은 문화이며, 문화의 고유성이나 지속성을 발견하고 기록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문화재단이 해야할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산업유산과 자원이 살아있는 부산의 도시 영도에 대한 아카이브작업, 을지로 골목문화를 만들었던 주체들, 모월소주 컬레버작업 등이 있다.

서울 안에도 홍대, 을지로, 성수동 처럼 로컬리티를 갖는 동네들이 있다.  성수동의 경우는 2010년 이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5년 서울숲이 만들어지고 지식산업센터들에 이어 예술가와 콘텐츠기업이 집적되고 최근엔 디올팝업스토어로 더 대중적 인지도를 갖기 시작했지만,  성수동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한 도시 변화 방식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성동구 성수동은 구로구 구로동과 유사한 조건의 도시성격을 갖고 있다.  준공업지역이고, 제조업과 정보통신업도 높다. 큰 차이 중 하나는 창조산업이 작동하는 도시로의 변화여부이다.  성동구 같은 경우는 성수동에 있는  창조산업기업들이 같이 할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성수'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들을 만들었었다. 구로구에서도 문화재단이 G밸리 기업들과 같이 하는 프로젝트들을 구성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광역문화재단과 달리 주민생활권 가까이 있는 기초문화재단인 구로문화재단은 예술문화뿐 아니라 지역 상권,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비즈니스등도 문화적 범주에서 같이 다루었으면 좋겠다. 즉, 공공· 비영리·기업을 아우르는 타운매니지먼트로의 접근을 제안 드리고싶다. 

이와함께 구로구가 가진 회색도시 이미지를 그린컬쳐 녹색도시로 적극 변화시키고 G밸리 중심의 창조사업으로 나아갈수 있는 크리에이터 팩토리타운 프로젝트, 서남권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살린 서울 서남권 혁신을 위한 문화전략을 서울시에 제안해보는 대장정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