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 유료직업소개소 알아보니

등록업소 140여 곳, 서울시 25개구 중 최상위

2013-08-23     윤용훈 기자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나 일할 사람을 구하는 구인자는 많이 대기하고 있지만 실제 임금 및 작업 환경 또는 구직자의 태도 및 능력 등 상호 입장 차이로 인력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노동시장의 현실입니다."

남구로역 인근에서 직업소개소를 10여 년간 운영하고 있는 김봉옥 대표(전국고용서비스협회 구로구지부장)는 건설일용직, 간병인, 파출부 등 임시, 일용직종에서 구인구직난이 지속되는 현상은 과거와는 달리 근로자와 사용자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노동력 수급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료직업소개소는 이같이 특정 능력을 갖춘 근로자를 찾는 구인업체와 특정 직무를 찾는 구직자 간의 원활한 매칭 기능을 하는 전문적인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용노동부 고시의 정해진 소개요금을 받고 있는 인력서비스업이다.

현재 구로관내에 등록된 직업소개소는 총 163개소, 이중 유료직업소개소는 142개. 서울 25개 자치구 중 3∼4위 정도로 많은 직업소개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는 70년대 구로공단에 공장 근로자 취업을 알선하는 가리봉동 인력시장이 형성되면서 생성돼 지금은 중국교포를 중심으로 인력을 공급하는 전문적인 고용서비스 기관의 밀집지로 자리 잡고 있다. 또 매출 규모도 수 억 원에 달하는 법인형태의 직업소개소가 30여개를 넘는 등 점점 규모화, 전문화되고 있다.

이들 직업소개소도 퇴출과 창업이 이어지면서 관내에는 수년 동안 130여개의 유료직업소개소가 존속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된 불황, 특히 건설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건설일용직의 수급에 제동이 걸려 크게 위축된 상태다.

직업소개소 관계자는 "직업소개의 가장 큰 부분은 건설과 관련된 인력인데 건설경기가 죽으니 일용직의 일자리가 크게 줄고 자연히 직업소개소도 일감이 떨어져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라며 대부분의 직업소개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근년 들어서는 임시, 일용직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교포 구직자들의 입장이 높아져 전과 달리 어렵고 힘든 일을 기피하고 요구사항도 까다롭고 임금도 크게 인상돼 구인자 입장에선 저임금의 중국교포를 고용하기 점점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교포를 상용직으로 고용할 경우 4대 보험에다 퇴직금까지 주는 근로조건이다 보니 인건비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식당 등 3D업종에선 이러한 현상이 갈수록 심화돼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데다 또 막상 교포 구직자를 고용해 일을 시켜보면 일부 고용자의 경우 일의 효율 및 만족도가 떨어져 이중고를 겪는 구인자들이 적지 않다. 내국인을 구하려 해도 좀처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직업소개소 관계자는 "일자리가 필요한 내국인들은 가능한 식당 파출부 일을 기피하고 있다. 대다수의 종업원이 중국교포들인데서 이들과 같이 어울려 일하기 자존심 상하고 창피하다고 느껴 장기간 일하는 내국인이 많지 않다"고 했다.

이런 난해한 인력수급에 등록된 직업소개소는 구인구직자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해 연결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일부 소개소는 구인구직자의 의견이나 조건을 꼼꼼히 알아보지 않고 연결해 구직자가 종종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지만 대다수 소개소는 가능한 구직자들과 면담을 통해 임금 및 작업조건 등 그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거기에 맞는 구인자를 연결하고 있지만 딱 떨어지는 근로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면서 서로의 요구사항을 조절 중개해줘 인력 수급을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 직업소개소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