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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반영 학생봉사활동 의미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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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반영 학생봉사활동 의미 퇴색
  • 정경미
  • 승인 2002.01.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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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학생들 " 힘든 곳은 싫다"

복지관 등 기피... 손쉬운 곳만 찾아

일부 학부모들 공공기관에 인장부탁





방학을 이용해 학교 봉사활동시간을 채우려는 대다수 학생들이 힘든 일이 많은 복지관 등의 기관들은 기피하면서 정작 '봉사활동 할 곳이 없다'고 말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학교 내신성적 등으로 봉사활동을 반영하고 있어 점수를 받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곳만 찾으려는 학생들이 대다수여서 일어나는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구로5동사무소에서 봉사활동 20시간을 채우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서류정리 등을 하고 있던 영림중학교 곽재선(14)양은 "친구들이 어렵고 힘들다고 소문난 곳은 갈 생각조차 하지도 않는다"며 "점수 따기에만 급급할 뿐 진정 봉사정신을 발휘 하려는 친구는 드물다"고 말했다.

구일고등학교 노영길(17)군도 "학원가고 공부할 시간도 빠듯한데 일부러 많은 시간과 힘을 허비하려는 아이들이 몇 명이겠냐"며 "점수 많이 주고 할 일 없는 봉사활동 장소 리스트를 갖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고 얘기했다.

또 어떤 경우는 공공기관 관계자와의 친분을 이용하거나 학생 대신 봉사활동을 한 뒤 도장을 받으려는 학부모들도 일부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복지관 관계자에 따르면 "복지관은 아이들이 와서 봉사정신을 기를 수 있도록 일부러 힘든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복지관 회원임을 강조하며 도장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어머니들이 종종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에 중학생을 둔 한 학부모 이아무개(44 개봉1동)씨는"각종 경시대회다 자격증이다 내신점수를 좋게 받기 위해 할 일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봉사활동이라면 차라리 없애 아이들 부담을 조금 줄여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인성교육, 공동체의식함양, 건정한 청소년문화 육성 등을 위해 시행됐던 '내신 반영 학교 봉사활동'이 시간이 갈수록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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