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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민대신 '여행' 다녀온 의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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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민대신 '여행' 다녀온 의원님들
  • 강상구 대표(구로민중의 집)
  • 승인 2014.12.28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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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우수기관(터키)의 비교시찰 결과 보고서'는 한 마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표절이었다.

보고서는 크게 터키의 자연적 특성ㆍ행정구역ㆍ경제적 특성 등 일반현황과 주요비교시찰 내용, 그리고 시찰 후기 등 총 3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일반현황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키백과의 터키 편을 완벽하게 복사해서 할 말을 잃게 한다.

사실 비교 대상이 되는 지역이나 자치구의 특성이 아니라 터키라는 나라 전체의 일반현황을 장황하게 집어넣은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

위키백과에는 각주 번호가 표시되어 있는데, 미처 하나를 지우지 못해 [29]라는 번호가 보고서에 그대로 남아 있는 건 애교다.

연수결과의 핵심을 담았을 주요비교시찰 내용 역시 대부분 표절이다. 터키연수의 주요 방문지는 성소피아 성당, 블루모스크, 그랜드 바자르, 보스포러스 해협, 카파도키아, 파묵칼레 등이었다. 모두 터키의 대표적 관광지들이다.

이 가운데 성소피아 성당에 관한 내용은 두산백과를 표절했다. 블루모스크는 각종 터키 여행 사이트의 내용과 똑같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비교시찰 결과는 어느 블로거의 여행기를 그대로 복사했다.
관광지가 아닌 '기관'을 방문한 곳은 그랜드바자르의 관리사무소 한 군데 정도인데, 그랜드바자르에 대한 용 역시 관리사무소의 누굴 만나서 어떤 대화를 나눴고, '비교시찰'한 것은 무엇인지 설명이 전혀 없다.

단지, 신혼 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친구'라는 사이트가 인터넷에 적어놓은 글을 그대로 복사했을 뿐이다.

표절하지 않은 내용이 있긴 하다. 예를 들면 1700년 전에 만들어진 지하 물 저장고를 보고 '우리 구도 지하 저수조나 정수장을 관광 또한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알 수 없는 문장 정도이다. 구로구에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지하저수조나 정수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터키 해외연수는 누가 보더라도 구의원들이 그냥 놀러갔다 온 것이다. 그것도 19명(사무국직원 포함)이나 되는 대규모 인원이 말이다.

어떤 내용으로 비교시찰을 한 것인지, 굳이 돈을 들여가면서 터키에 직접 가서 보고 온 비교시찰의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없다.

당연히 우리구 의회 행정 및 구정에 접목시킬 수 있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세금은 이런 식으로 낭비된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우리 대신 일하라고 뽑은 우리들의 대표가 우리 대신 여행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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